새벽묵상 :: 원주 기업도시 외곽에 위치한 시골교회 목사와 함께하는 아침을 여는 묵상입니다.
[수요 묵상] 흩어진 자리에서 무엇을 세우고 있습니까? (창10:21-32)
창세기 10장은 홍수 이후 노아의 후손들이 땅에 퍼져 나가는 기록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고 하신 말씀의 성취입니다.
사람들은 한곳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여러 족속과 언어와 지방과 나라로 퍼져 나갔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한곳에 고여 있는 삶이 아니라, 온 땅에 충만히 퍼져 나가는 삶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재미 있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의 실제 삶 가운데 일어날 때, 어떠한 형식으로 일어나는가 하면 다툼과 갈등과 전쟁의 형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신학적으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죄와 갈등, 경쟁과 이동까지도 섭리 가운데 사용하시며 이루십니다.
물이 흐르고 비옥한 땅은 누구든지 좋아합니다. 그곳에 살고 싶겠죠! 사람이 모이고, 모인 사람이 모두 함께 다 살지 못하니 싸우고, 갈등하고, 그 사이에서 제도와 법이 만들어지고, 또 최종적으로 전쟁이 동반되어 점점 바깥으로 확장되고 흩어지게 됩니다.
사람의 눈에는 갈등처럼 보이고, 밀려남처럼 보이고, 어쩔 수 없는 이동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큰 섭리 안에서는 그 모든 역사 속에서도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함의 자손도, 셈의 자손도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흩어졌습니다. 땅에 충만하도록!
그러나 성경은 단순히 사람들이 흩어졌다는 사실만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 흩어짐 속에서 무엇이 자라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함의 후손 가운데서는 <니므롯>이 등장하고, <바벨>과 <성읍>과 <제국>의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땅에 퍼지는 것 자체는 하나님의 뜻 안에 있지만, 그 흩어짐이 사람의 힘과 이름을 높이는 방향으로 흐를 때 위험해집니다.
반면 셈의 후손의 흩어짐은 조용합니다. <영웅담>도 없고, <거대한 성읍의 자랑>도 없습니다. 낯선 이름들이 이어질 뿐입니다.
그러나 그 이름들 속에 <하나님의 언약의 줄기>가 흐릅니다. 셈에서 아르박삿으로, 아르박삿에서 셀라로, 셀라에서 에벨로 이어지는 이 계보는 훗날 아브라함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퍼져 나갔느냐가 아닙니다.
무엇을 위해 퍼져 나갔느냐입니다.
내 이름을 세우기 위해 퍼지는 인생이 있고,
하나님의 약속 안에서 흘러가는 인생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둘 다 땅 위에 살아가고, 일하고, 가정을 이루고, 길을 넓혀 갑니다.
그러나 한쪽에는 바벨의 그림자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약속의 줄기가 있습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한곳에만 머물게 하지 않으십니다.
삶의 자리로 보내시고, 일터로 보내시고, 사명의 자리로 보내십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흩어져 살아가는 그 자리에서 <내 이름>을 쌓고 있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약속>을 이어 가고 있는가입니다.
바벨의 그림자를 남기는 인생이 아니라,
약속의 줄기에서 계속 뻗어 나가는 셈의 계보를 이어가는 행복한 영혼이 되길 바랍니다.
- 원주 기업도시, 작은 교회 목사의 묵상

